벨렛
설원 속 여명은 망각되었나.
국밥위에파맛첵스
2025. 3. 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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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크레타:
세크레타:
세크레타:
세크레타:...저기, 벨. 어디 아파? 오늘따라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 아님 피곤하든가. ...아프면 오늘은 일찍 가서 쉬자. 내가 병원도 데려가 줄게. ...아님 능력이라도 써주면.. 좀 나으려나~.. (...) 열 나는 건 아니지...? (자연스레 다가간 저는 당신의 이마 위로 제 손을 올립니다. 마치 열을 재듯이 그대로 감싼 채, 가만히 당신의 체온을 느끼다 보면 고개를 기울이기도 하네요. ...제 손이 너무 차가운 탓도 있으니까요.) ...목도리 해줄까? 나 별로 안 추워.
바알:...아무 일 없습니다. 안 아픕니다. 됐으니까... (조심스럽게 제 이마 위로 올려진 당신의 손을 떼어냅니다.) ...그리고 저보다 당신이 더 추위를 잘 타는데 목도리를 저한테 왜 줍니까.
세크레타:
세크레타:...아니, 그치만... ... 지금 네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니 그런 걸. 이렇게 예민한 걸 보니 많이 아픈 것 같기도 하고... ...네가 나한테 화낼 사람이 아닌 건 알고 있으니까. ...가자, 벨. 가서 어디가 아픈지, 아님 왜 컨디션이 안 좋은지 정도는 알아야 하잖아. 데이트 한다고 참는 것도 안 좋으니까... (떼어진 손에 잠시 고민하던 저는 제 목도리 굳이 풀러 당신의 목에 천천히 둘러줍니다. ...남색의 목도리, 당신이 떠올라서 산 거였는데. 이렇게라도 쓸 일이 있어 다행입니다.) ...무리하지마, 네가 아픈 것도.. ...힘든 것도 난 싫어.
바알:...됐습니다... 별 거 아니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제 목에 둘러진 그 목도리를 보면 표정을 잔뜩 찡그리더니 그대로 풀어 당신에게 둘러줍니다.) ... ... ...세크레타, 저희 헤어져요.
세크레타:
세크레타:...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가 아픈데 귀찮게 굴어서 하는 말이야? 아님.. ..홧김에 화나서 하는 말이지...? 그러니까.. ...그... ....아니, 벨,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거짓말 하지말고, 응? ...헤어질리가, 그런 말이 네가 할리가 없는 걸. (잠시 벙찔 틈도 없이, 그저 당신의 대한 실낱같은 믿음을 쥔 채로 조금은 다그치듯 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것보단... ...그저 다급했겠지요. 제가 사랑하는 당신이, 대체 무슨 연유로 저를 떠나는가를 모르겠으니까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하고 싶지도 않고요. 당신도, 저도.. ...어렵게 만나 겨우 이루어진 것을. ...왜 이제서야 절 밀어내는 거죠?) ...장난이라면 재미없어, 바알.
바알:...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렇게 단정하시는거죠. ...여튼, 헤어져요. 진심입니다. 그냥... 저희는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했던 것은 진심이었습니다만, 우리는 모든 것이 안 맞아요. 당신에게 맞춰주는 것도 지칩니다.
세크레타:...아니, 그니까.. ...이해가 안 가잖아.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다정하게 얘기하고 서로 일하기 싫다느니 해놓고 갑자기... ...갑자기 나보고 헤어지자며 밀어내는 게 넌 이해가 가? 무슨 일이 있는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네가 날 이리 밀어낼리가 없잖아, 바알. 벨, 우리가 안 맞은 적이 있었어? 너도, 나도 서로 사랑하기에 만났고 서로를 구원하고 심지어 죽음에서부터 돌아온 이들이잖아. ...근데 이게 무슨 경우냐니까. ...그렇게 밀어내지만 말고 뭐라도 말 해봐. (점점 떨리는 동공, 흔들리는 마음. 곧 상처받음에 떨리는 힘없는 손으로 당신의 옷자락을 꾹 쥐어봅니다. 이게 악몽이라는 듯이, 전부 거짓이라고 말해주길 바라는 듯이요. ...당신이, 제가 사랑하는 당신이 이럴리 없잖아요.) ...바알.
바알:...안 맞은 적이 있었냐니. ...당신이 그렇게 느낀 것은 제가 당신을 많이 배려해주었기 때문 아닐까요. (제 옷자락을 잡은 당신의 손을 바라봅니다. 차마 당신의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지만 그 손만은 똑바로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당신의 옷 위, 손목을 잡아 떼어내버립니다.) ...죄송합니다. 이만... 가겠습니다. 연락하지 말아주세요.
세크레타:...거짓말..
세크레타:...그래, 그냥... ...잠깐 이상해진 걸 거야. 벨이 나한테 이럴리가 없잖아. ...우리가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같이 바다를 본 게 얼마인데. ...함께 걷고 밥 먹고.. ...같이 있던 시간이 이제서야 늘어나는데 그게 거짓일리가 없잖아. (...분명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저 조차도 스스로에게 세뇌하곤 합니다. 당신이 저를 버릴리 없다고, 당신만은 그럴리가 없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시린 살갗을 적시는 눈물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너무 못나서 그대가 괴로운 것도 몰라준 것일까요. 차라리 그랬다면, 그런 거라면 시원하게 욕이라도 해주지. 무엇 하나 해결되지 못한 마음은 아프고, 또 아파서 긴 숨이 허연 입김으로 흘러 나옵니다. 손에 들린 머플러가 바닥에 닿는 것도 모른 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네요.) ...바알은 날.. 사랑하잖아. ...나도 바알을 사랑하고. (돌아가는 내내 세뇌하듯 읊조리던 말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물음만 내비춥니다. ...나를 사랑하나?)
세크레타:(...!) 바알... ...아... (실낱같던 희망이 사라져 자연히 꺼진 마음은 상처만을 내보입니다. ...이러다가 화낼 것 같은데...)
세크레타:... (애써 울음을 삼키느라 떨리는 숨 뱉고는) ...응, 잘 지냈어. ..그러는 너는? 그러고 보니 정말 오랜만에 연락하는 기분이네. ...문자는 꽤 자주 했지만 말이야. (....아.) ...그러고 보니 바알이 너한테 딱히 한 말은 없어? 어디 아프다든가 그런거. ...오늘 기분이.. ...안 좋아 보였거든. (애써 소리내어 웃습니다. ...실소에 가깝지만요.)
세크레타:...아.. ... (벌써 다른 사람이 생긴 걸까요. ...하긴 당신은 그렇게 매력이 많은 사람이고, 또 다정하기까지 하니... ...그 누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 조차 당신을 사랑하는데. 어느 새 다시 죄어오는 마음을 애써 누른 채 침음소리만 내며 시간을 끕니다.) ...아... ...그럼 혹시 바알이 내 얘기한 건 없어? 그리고 반지는.. ...언제쯤 들은 거야? 그냥.. ...좀 꼬치꼬치 캐묻는 기분이라 미안한데, 바알이 걱정 돼서. ...이런 연락 하려고 전화한 게 아닐텐데, 미안해.
세크레타:...아.. 미안해, 오늘 그게... ...음... (잠시 제 입술 아플 정도로 물기도, 아예 뜯기도 하다가) ...바알이랑 조금 말다툼이 있었거든. 오늘 유달리 예민한데 내가 그걸 캐치 못하고 계속 어디 가자고 해서... ...결국 좀 터졌어. 내 잘못이지, 뭐. ..그래서 바알이랑 화해 하고 싶은데 보니까 아는 게 없는 거 있지. ...그래서 넌 아는 게 있나 하고 물어본 거였어. 그래서 말인데 그것 말고도 정말.. ..더 없어? 좀 간절해...
세크레타:...응? 이상하네.. ...바알이 누군가에게 짜증 내는 일은 드물다 못해 없는데... ...그리고 싸운 건 오늘 싸운 거라서. 혹시 어디 아프다든가 그런 거 들은 건 없지? 아프면 사람이예민해지곤 하잖아. 그래서 조금 걱정되는데... ...더 아는 건 없는거지? ..미안, 자꾸 네 시간만 뺏었네.
세크레타:...응.. 고마워, 다음에 커피라도 한 잔 하자. 내가 살게. ...너도 겨울인데 몸 조심해. (끊기는 통화 화면을 보면 더욱이 꼬이는 것만 같습니다. ...분명 당신은 이럴 사람이 아닌데. ...제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짜증을 냈다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정말 당신에게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제 바알은 이럴리가 없는 걸요.) ...다시.. ..전화해도 벨은 안 받겠지...
세크레타:
세크레타:...이게 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정말로... ...아프다면 어디가 아프기에 그렇게 매몰찼던 걸까. ...너라면 그럴 사람이 아닌데.. ...너와 내 추억이, 감정이 얼마나 깊은지 너도 알고 있잖아. (그럼 원망에 가까운 말을 읊조리고 나면 다시 차츰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젠 당신이 없을 집으로 가야할까요.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이곳은 아공간이 아닌데... ...어쩐지 아공간에 뚝, 혼자 떨어진 기분을 느껴요.)
세크레타:
세크레타:...그래, 몸을 움직이다 보면 생각이 정리된다고도 하니까.. ..그렇다고.. ...벨이 말해줬으니까... (그런 와중에도 자연히 떠오른 당신의 모습에 애써 입술을 다시금 꽉 깨뭅니다. 이미 붉게 짓무른 눈가에 울음을 참기 필사적입니다만. ...덩달아 연한 인술이, 그 무엇도 먹지 못한 몸이 약한 자극에도 무너져 금세 입술을 타고 붉은 피가 흘러나오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닦을 정신도 없어 치료하긴 커녕 그저 소매로 대충 문질러 닦곤 거실부터 청소하려 합니다.) ...어딜 가도 네가, 네 흔적이 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네가 없어. ..넌 어디로 간 걸까.
세크레타:...가장 좋아하던 색이 남색이었는데. ..이젠 남색 가구는 쳐다도 못 볼 것 같아. ...남색을 보면 늘 네가 떠올랐는데... (그런 웅얼거림 뱉고 나면 TV로 향해봅니다. ...무언가 뉴스라도 없으려나요.) ...너무 적적해서 뭐라도 틀어둘래...
세크레타:
세크레타:...기분 안 좋아서 틀은 건데 더 기분 안 좋아질 것만 같아. (어쩐지 울렁이는 속에 찡그리더니 옅은 한숨 뱉고는 다른 채널로 돌려버립니다. 어차피 전부 연인을 죽였다느니 그럴 것 아닌가요.) ...테이블이나 볼까..
세크레타:...아.. ... (이젠 울음을 참기도 버거워 제 손톱으로 제 살을 꾹, 아프게 누릅니다. 파고들든 박히든 신경쓰지 않은 채 조용히 사진을 들어올려 보네요.) ...이제.. 덮어놓아야 하나.. ....근데 언제 찍은 사진이지...?
세크레타:...너희는 뭐가 그리 시뻤기에 웃고 있던 걸까. 무엇이 그리 행복했을까. 결국 끝은.. ...어느 관계나 끝은 있는데... (조용히 손으로 웃는 당신을 쓸어봅니다. 귓가에 아직도 렛, 이라고 부르며 환히 웃는 당신의 그 밝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저음의 그 부드러운 당신의 목소리가 제 귓가에 들릴 때면, 저는 언제나 안정을 찾곤 하였는데. ...당신에게 다시금 사랑에 빠지고 제가 살아있음을 느꼈는데. ...그저 사진에 잠시 얼굴을 묻어 기댑니다.) ...바알... ...벨... (대답이 들리지 않을 걸 알면서도 애타게 당신의 이름을 몇 번 중얼거립니다. 따스한 살결 대신 차갑고 매끈한 사진의 감촉만이 손에 잡히고 저를 데워줄 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그냥... 차라리 제가 죽으면 그대가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까지 합니다.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럴거면 날 왜 구했어. 왜 내게 살라고 했어...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힘없이 사진을 내려놓고 소파로 향합니다. ...조금만 쉬고 싶어요.)
세크레타:...잠깐만 누울래... (그 어떤 의욕도 생기지 않아, 그저 조심히 소파에 몸을 기댑니다. ...일부러 당신의 덩치를 생각하여 큰 소파로 샀었죠. 당신은 바닥에 누우면 촉수 탓에 허리가 아프다고 그랬으니까요. 오늘따라 이 소파가 이렇게 넓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 그대로 옆으로 픽 쓰러지듯 누워 몸을 웅크립니다. ...어디선가 침대에서 자자며 당신이 안아들 것만 같아 한 번씩 현관 쪽을 쳐다봅니다. 불빛 하나 없는 곳이지만요.) ...그냥 잘까..
세크레타:...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걸까... (아직 갈아입지도 못한 옷에 그저 바닥에 대충 목도리 널부러트립니다. 어차피 당신이 잔소리 할 것도 아니고, 저 또한 일어날 힘이 없는 걸요. 그저, 그대로 몸을 웅크리고 눈만 감습니다. 피로와 달리 오지 않는 잠에, 아니 설사 자더라도 그 꿈은 분명 악몽일 것이기에 잠을 청하진 않습니다.) ...오늘 해파리 보러 가자고 하려고 했는데.. ...가장 보고 싶었던 해파리가 수족관에 들어왔다길래 궁금했는데, 전부 못 쓰게 됐네. ...네가 바다이기에 날 잠기게 만든 걸까. (주머니에 쓰지 못한 입장권이 떠오릅니다. 당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한땀한땀 꾸민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이젠 의미가 있나요. 당장의 숨 쉬는 것조차 의미가 없어졌는 걸요. 당신과 맞춘 은색의 커플링도 이젠 족쇄 마냥 느껴집니다.) ...내 안에 이렇게 네가 가득 차있어. ...그런데 왜 너는 없을까.
세크레타:...하기 싫어.. (그렇게 웅얼거리며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키려다.. ...그대로 다시 바닥에 고꾸라집니다. 목도리를 줍는다는 것이, 힘이 없어 그냥 그대로 주저앉듯 쓰러집니다. ...이 김에 그냥 바닥이나 봐야겠어요.) ...소파 근처에 뭐 없나...
세크레타:...굳이 치워야 할까. ...어차피 더이상 시간을 멈춰둘 이유도 사라졌는데... (그리 웅얼거리면서도 일단 청소하긴 합니다. 로봇청소기도 하나 사용하네요. 삼삼이에게도 대충 집을 청소해달라 명령합니다.) ...다음이.. ..부엌이었나... (지금 음식 냄새 맡으면 토할 것 같은데...)
세크레타:
세크레타:...하아아.. (진정되지 않는 마음에 깊은 숨을 뱉어내기도, 다 붉게 부은 눈 위로 눈물이 고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아픈 마음이 괴로워서 제 마음도 태우는 기분을 느낍니다. 대충 주변을 둘러보네요.) ...청소할 거라도 없나...
세크레타:... (말없이 인덕션으로 향합니다. 어차피 청소야 삼삼이가 다 해주긴 하겠지만요.) ...밥은.. ...안 먹을래..
세크레타:...귀찮아.. ...안 하고 싶어... (그러면서도 일단 일회용 장갑을 끼고 이런저런 물품들을 꺼내 청소하려 합니다. 박박 문지르는 팔에 힘이 없어 바들바들 떨리기도 하네요.) ...이런 걸 벨은 어떻게 매일 한 거야... (옅은 한숨을 뱉곤 마저 닦아냅니다. 어느정도 깨끗하게 한 뒤에서야 식탁으로 향하네요.) ...그냥... ..쓰러졌으면 좋겠는데...
세크레타:...또는 벨이랑 식사할 때 썼지. ...주로 해산물이나 애플파이.. ..많이 먹었고... (그리 웅얼거리며 마저 식탁 살펴봅니다. 무엇인가 보이는 게 없을까 하여서요.) ...또 사진.. 있는 건 아니겠지...
세크레타:...아... 씨... (좋지 않은 기분에 나오려는 험한 소리를 꾹 삼키기도 잠시, 딱히 무엇인가 건드리지 않은 채 조심히 일어납니다. 별로 살고 싶지도 않은 것을, 그리고 이젠 더 걱정할 사람도 없는데 제가 스스로 제 몸을 망쳐도 누가 무어라 하겠나요. 물론 삼삼이는 잔소리 좀 하겠지만.. ...별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애초에 지금 제게 필요한 것은 약도, 밴드도 아닌... ...) ...선반이나 볼래...
세크레타:
세크레타:...벨. (무의식적으로 당신을 떠올린 저는 새파랗게 안색이 질렸으나, 곧 고개를 저어댑니다. ...당신이 이런 곳에 쪽지를 뒀을리가 없잖아요. ...예전에 둔 쪽지인가, 싶다가도 이해가 가지 않았기에 그저 옅은 숨만 뱉네요.) ..머리아파.. ...좀 씻을래... (더 볼 것이 없으면 욕실로 향합니다.)
세크레타:...어차피 이렇게 꾸미고 있을 필요도 이젠 없어졌잖아. (그러며 옷들을 대충 만지작 거리다가 겉옷부터 큰 옷들은 벗어 대충 밖에 있는 빨래바구니에 넣어버립니다. 그리곤 욕조를 보네요.) ...벨이라면.. 하루종일 목욕하고 싶었다고 했을 것 같은데.. ...물 좋아하니까... ... (...물론 저는 그렇지 않지만요.)
세크레타:(...바알한테 옮았나...)(그런 생각이 들면 세면대를 바라봅니다.) ...화장이라도 지울까..
세크레타:... (거울을 볼수록 제 곁에 없는 당신이 어색합니다. 원래였다면 지금쯤 당신이 제 곁에서 제게 장난을 치고, 함께 헤어밴드를 착용한 채로 서로 씻겨주며 놀았겠죠. 씻고 나면 나른하고도 뽀송한 몸으로 잠옷을 입고, 가끔 늦게 잘 때면 함께 소파에서 영화를 보기도 했습니다. 분명 이 집은 이렇게 적적하지 않았는데. ...아공간에서 나와 처음으로 당신과 살아가려 산 집이고 꾸민 집인데. ...이젠 그 모든 것이 빛을 잃어 바랜 것 같습니다. ...아.. ...난 그냥 당신이 내 곁에 있길 바랄 뿐이었어. 당신이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가라는 거야.) ...보고 싶어. 왜... ...나만 이곳에 두고 간 거야? 함께 살자며 날 일으킨 것도 당신이잖아. ...날 사랑한것도 당신이잖아. ...날.. ..이럴 거면 날 두 번이나 살리지 말지. ...대체 왜...! (격양된 감정에 큰 소리로 비명 지르듯 토해내다 보면 그저 세면대를 꾹 잡은 채 눈물만 흘려냅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당신을 붙잡고 싶어요. ..하지만 당신은... ...이제 제가 싫겠죠. 어쩌면 정말 진정한 사랑을 만났을지도 모르고요. 저와 당신은 진정한 사랑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파.
세크레타:....방으로 갈래.. (더 청소할 힘이 없어서, 더 감정을 털어내느 것 조차 버거워서. 조금은 도망치듯 방으로 향해봅니다. ...차라리 다 악몽이라면 좋을텐데.) ...자고 싶어.
세크레타:...그냥 얼어죽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는데... (옅은 숨과 함께 옷장을 열어봅니다. 옷은 갈아입어야 하잖아요.)
세크레타:...이제 주인 없는 옷일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걸려있던 옷들 중 아무거나 편한 것으로 갈아입습니다. 적당한 와이셔에 니트조끼 이려나요. 한숨을 뱉은 저는 마저 안쪽을 더 살펴봅니다.)
세크레타:...어차피 안 올건데 신경 쓸 필요도 없잖아. (그리 웅얼거리던 저는 먼지들 노려보다가 마저 먼지를 대충 전부 닦아냅니다. 나머지는 삼삼이가 처리하라는 듯 옷장 안에 던져놓네요. 더는 보고 싶은 게 없어 책상으로 향합니다.) ...책이라도 읽을까.
세크레타:(...)(왠지 안 좋은 걸 볼 것만 같지만... ....일단 노트북을 켜봅니다.) ...일하면 잊어질지도..
세크레타:
세크레타:...받아들일 수 있을리가 없잖아. ..적어도 대화를 해보든가.. ..통보식으로 한 이별이 무슨 이별인데... (그런 원망을 쏟아내면 아, 역시 저는 당신에게서 이유를 들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왜 제가 싫은지, 왜 제가 미운지. ...못난 제가 얼마나 더 못났기에 당신이 절 그리 싫어하는지 묻고 싶었으니까요. 제가 못난 건 알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랑을 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도요. 하지만.. ...그래도 당신에게 만큼은 사랑을 받고 싶었어요. 당신에게 준 사랑 만큼 당신에게도 내가 특별하길 바랐어요. 억지로 날 살려낸 거면서 왜 버리는 건가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서랍에... ..벨 집 주소가 있었나...
세크레타:
세크레타:
세크레타:...어차피 잠.. 안 오는데... (한숨...)
세크레타:
세크레타:
세크레타:...어차피 거짓인데.. ...그냥 일어나게 해줘...
바알: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렛...
세크레타:... (꿈이기에, 조금은.. ..사실은 많은 원망에 당신에게 좀 모진 말을 뱉고 싶어집니다. 어차피 당신은 절 버릴 것 아니냐고, 다른 이를 더 사랑할 것 아니냐고. 그렇게 원망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알아 그저 괴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그야, 아직도. ...꿈인 걸 알면서도. 당신이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면 마음이, 심장이 뛰고 또 떨리는 기분을 받습니다. ...한번만 더 듣고 싶어서,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듣고 싶어서... ... 말도 안 되지만 그저 당신에게 손을 뻗어봅니다. 곧 깨어질 꿈을, 차라리 이 꿈이라도 놓고 싶지 않아 더욱이 강하게 쥐고 나면 울 것만 같은데도 물빛 서린 눈에 웃음기를 억지로 피워냅니다. ...아.. 정말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법도, 당신 없이 살아가는 법도 알지 못해. ...알잖아, 당신이 그 사실을 더 잘 알잖아... ...그런데 왜 날 버린거야...?) ...사랑해, 벨. ...나도 널 계속 사랑했어. ..앞으로도 널 사랑할테지. 그러니... ...너도 날 계속 사랑해줄래? ...내 세상이 되었으니까. 네가 내 세상이고 구원이니까... ...내 어둠에서 날 꺼내준 네가 평생 나만을 바라보길 바라.)
바알:(당신의 대답에 놀란 것인지 눈이 커졌다가 밝게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고마워요, 당신에 비해 내가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당신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내 세상이자 내 빛.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게요. ...저 좀 안아주실래요?
세크레타:
바알:…이 …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세크레타:...어차피 그 애도 나한테 통보식으로 한 건데, 굳이 내가 기다릴 필요는 없잖아. ..차라리 벨한테 욕이라도 먹어야 좀.. ...죽을 각오라도 생길 것 같으니까... ...어차피... 내 세상이 걔인데, 날 살린 것도 그 애고... ...멋대로 버려진 걸 주워다가 키우고 다시 버렸다면 그게 되찾아올 것도 알았어야지. (그런 원망 어린, 또 어느정도는 당신에 대한 것을 알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저 당신에게서 대답을 받아내고자 하는 마음 그 하나로 움직이는 건데, 이상하게도 무거웠던 몸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을 느낍니다. 아직 주머니에 입장권이 있는 코트를 들고, 어제 버려졌던 남색 목도리를 두르고. 어제와 달리 차분해진 머리로 대충 씻은 채 집 밖으로 나섭니다. 찬바람이 불든 말든. ...어쨌거나 제 모든 신경은 당신에게 있으니까요.) ...네가 내 어둠에서 날 꺼내줬으니까. ...이젠 내가 널 네 어둠에서 꺼내줄게. ...제발 손 좀 놓지마, 바보야...
세크레타:
세크레타:...문 단속도 안 하고.. ...누가 들어오면 어떡할려고... (걱정에 찌푸린 미간은 옅은 한숨을 뱉습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 닫고 나면 그제서야 당신과 곧 있으면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속이 토할 것처럼 울렁입니다. ..기분이 이상해요. 일전에는 당신과 만날 생각에 설레던 마음이, 이제는 설레기 보단 두려움부터 앞섭니다. ..또 다시 당신에게 상처 받을까 봐, 당신이 정말..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게 된 것일까 봐. 무서운 마음에 잠시 주춤거리긴 하였으나, 그럼에도 바뀐 것 없는 상황에 그저 나아가곤 합니다. ...또 당신에게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많으니까요.) ...어차피.. ...네 대답이 어떻든 난 더이상 생에 미련은 없으니까... ...
세크레타:...병원에 실려가기라도 한 건 아니겠지. ..보호자도 없어서 혼자 외로울텐데... (그러며 조금 불안하지만 일단 큰 강당으로 향해봅니다. 혹여 아침 산책이라든지, 아님.. ...제가 성당에 올 것을 예상해 다른 곳으로 갔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이 아파오는 것도 같지만요. 상처받은 마음은 점점 커지기만 하여 자꾸만 이성을 흐립니다. 제가 사랑하는 건 당신인데.. ...그것만을 떠올리기로 해요.) ...그나저나 지금도 신도들.. ..있는 시간이었던가...
세크레타:...그나마 다행이려나. ..신도들하고 다정하게 있는 벨을 봤으면 질투해서 분명.. ...일을 냈을테니까. (옅은 한숨 뱉고는 책장으로 향합니다. 무언가 볼 게 있을까 싶지만요.) ...이따 만났을 때 안 울 자신이 없는데.. ...추하다고 느끼려나. ...더 싫어하게 되면 어떡하지.
세크레타:
세크레타:...하.. ..하하... ....그렇게 숨기지 말라고 얘기했는데... (...아니, 어차피 헤어질 연인에게 이런 걸 굳이 뭐하러 얘기할까요. ..어쩌면 제가 걱정하는 것을 당신이 귀찮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이 제게 저와 당신은 하나도 맞지 않는다고, 지친다고 했으니까요. 그것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이미 짙게 박힌 상처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하얗던 종이에 물 자국이 생깁니다. 그 이유는 분명 제 눈물 탓이겠죠. ...왜, 어째서. 그런 생각과 한편 제가 당신을 살린 탓에, 또는 잘못 살린 탓에 이런 병을 겪는 걸까요. ...고칠 수는 없는 건가. 하는 생각 한편으로 우리가 과연 정말 운명일까 하는 기분이 듭니다. ...운명이라면 세상이 우리를 이렇게 갈라놓으려 애쓸리가 없잖아요.) ...테이블엔.. ..뭐가 있지...
세크레타:...하지만 결국 숨기는 게 많잖아. ...티 없이 깨끗하진 않은 것 같은데. ...아, 그래서.. ...내 그림자가 진 건가. (그리 웅얼거리다 보면 자연스레 사진 한 장을 바라봅니다. ...어쩐지 눈물이 흐르지 않지만, 그저 복잡한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알아내지 않으면 당신과의 이별을 납득할 수 없는 걸요.)
세크레타:... (잠시 바라보는가 싶더니 그대로 사진을 조금 접어 당신만 보이도록 사진을 접어버립니다. ...어차피 당신은 저를 보기 싫어하잖아요. 또한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더이상 제가 아닐테니까요. ...그것이 아니라 해도 크게 제가 신경 쓸 일은 아닙니다. 전 그저 물어볼 것이 있어서 왔고, 또 대답을 듣기 전까지 저는 당신과 남인 걸요. ...당신이 그렇게 선포하였고 통보하였으니까요. 그대로 동화책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그냥 모든 게 꿈이면 좋겠어.
세크레타:
세크레타:... (움찔...)
세크레타:(노크를 안 할까 싶다가 일단 몇 번 두드립니다. 어쩐지 심장이 토할 것처럼 울렁이고 불안감에 가빠지는 숨에,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럼에도 한번만 더 당신의 목소리를, 얼굴을, 당신을 느끼고 싶어 가만히 기다립니다. 당장이라도 왜 아픈 것을 숨겼냐며 다그치고 이것 때문에 저와 헤어지자고 한 것이냐고 묻고 싶어요. ..그것도 아니라면 제가 싫어진 걸까요. ...물론 왠지 지금 이 방에 당장 당신은 없을 것 같지만.. ...조심스레 문을 밀어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바알.. ...있어?
세크레타:...결벽증이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세크레타:...떠난 건가.. ...하지만 그렇다 하기엔 벨은 자기 목숨보다도 성당을 아낄텐데. ...그정도로.. ...바보니까. (그리 웅얼거리며 책상부터 살핍니다. ...왠지 허락없이 살피는 것에 조금은 죄책감을 갖기도 하네요.) ...이제 남이니까 경찰에 바로 신고 하는 거 아닌가...
세크레타:...다른 사람한테 고백이라도 할 생각이었나. ..나랑 헤어지는 날이었으니까. ...애초에 벨이라면.. ...전부 계획하는 편이잖아. (잠시 달력 바라보는가 싶더니 내려놓습니다. 이전부터 계속 반지를 물어왔다면 그 주인공은 제가 아닐 것이 뻔하니까요. 조금은 쓰린 기분이, 아니 많이 들지만... ...떠난 사랑에 잡을 수 없다는 것도 알기에, 그저 목 매는 짝사랑만 할 뿐입니다. ...짝사랑이 아니면 좋겠지만요.) ...서랍엔.. ...뭐가 있지..
세크레타:...위부터 볼래. ...근데 대체.. ..어쩌다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는 걸까. 벨이 인어긴 하지만... ...천사 피도 섞여있잖아. ...그런데 허파에 문제 생긴 것부터가 이상하고.. ...무슨 저주에라도 걸린거야...? ....그렇다면 왜...? (옅은 한숨만 짙어져갑니다.) ...무슨 이유든.. ..어떤 거든 나한테 헤어지자 하면 안 되는 거잖아. ...다름 아닌 네가. ....다른 것도 아니고 네가...
세크레타:...나한테 줄려고 했을리가 없잖아. ..있던 반지나 안 뺐으면 다행인 걸. ...기분만 안 좋아졌어... (그리 웅얼거리곤 상자를 닫아 다시 넣어둡니다. 설사 저에게 주려고 한 것이라도, 이미 헤어진 연인에게 저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차라리 당신이 다른 이에게 주기나 바라는 것이 지금 제가 그나마 당신에게 덜 추해보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아니.. ..이미 너무 추한가. ...이렇게 미련에 상대 ㅈㅂ이나 살피고 있으니까. ...하지만 숨긴다고 해결되는 일 없다는 걸... ...왜 모를까, 너는... ... 차라리 솔직해지길 바랐는데... (그대로 아래쪽 서랍을 엽니다. 무엇이 있을지 이젠.. ...별 기대도 안 되는 느낌이네요.)
세크레타:
세크레타:1
세크레타:...이거.. ..벨 증상 아닌가...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다들 사랑하면 걸리는 병이라도 있는 거야...? ...그래서 연인이 걱정하기 전에 헤어지는 거고. ...바보 같이, 정말 그런다고...? ...연인이 무엇을 원할지 어떻게 아는데...? (잠시 찡그린 채 태블릿을 보다가 닫아버립니다. ...그래요, 분명 사랑하는 이를 잃는 건 아픈 일이지만... ...괴로운 일인 걸 알아요, 하지만 준비도 없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것처럼 상처되는 일이 있을까요.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기적이에요. 그렇게 헤어진다고 누군가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런 생각에 조금 마음 한 구석이 아파오는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괴로워요.) ...바보같아, 전부.
세크레타:
바알:보셨습니까.
바알:...죄송합니다.
세크레타:...대체 왜... ...왜 숨긴 거야? ... (순간 터져나오려는 울화를 삼켜냅니다. 대체 왜 숨긴 거냐고, 자신이 헤어져서 이 사실을 알아야 하겠냐고. ...물론 어느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겁이 얼마나 많은 사람인지도, 제게 사실을 말하기 두려워 하는 사람인지도. 그렇기에 이 모든 감정을 쏟아내지 못하는 거겠죠. ...그랬다가 감히 제 세상이, 사랑이 떠나버릴까 봐. ...정말 두 번 다시 안 보고 떠나 버릴까 봐. ...이미 상처로 얼룩져 낫지 못할 마음에 또 다른 상처가 생길까 더 이상 묻지 못합니다. 괴로움에 흐르는 눈물이, 터져나오 듯 솓아져 막지 못합니다. 괴로움에 숨 쉬는 것 마저 버거워져 갑니다. ...제가 이정도라면 당신은 더욱이 살기 힘들다는 것일까요. ...참.. 바보 같다. 그런 생각만이 들어 당신을 바라보기도 힘듭니다. ...무엇보다도 당신이 아픈데, 그걸 모르고 당신을 보며 행복했을 제가 바보 같아서, 이 기분을 느껴야 한다는 게 너무 원망스럽고도 당신을 잃는 게 싫어져 갑니다.) ...날 살린 건 너잖아. ...그런 네가 날 이 세상에 던져놓고 떠나면 어떡해. 날 살린 건 너인데, 네가 사라지면 난 어떻게 하라고... ....
바알:...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당신에게 말해봤자 해결되는 것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가더니 그대로 당신의 뺨을 천천히 손으로 쓸어 흘러내리는 눈물들을 닦아줍니다.) 괜찮을겁니다. 제가 없어도 당신은 괜찮을겁니다. 원한다면 기억들을 조금 손봐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세크레타:...적어도 널 살리려 노력은 했겠지. 네 옆에서 웃으며 네게 헤어지자는 소리를 들을 게 아니라. ...어쩌면 현실에 수긍하고 천천히 널 보낼 준비를 했다든가. ...마지막으로 빠르게 너와 결혼식을 올렸을 수도 있었지. ...그런데... ..근데... ...지금에서도 하는 말이 기억을 지우겠다는 거면.. ...네가 정말 날 사랑하긴 한 거야, 바알? ...내가 괜찮을 거라고 네가 확신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잖아. 우린 서로의 세상이라고, 서로가 없으면 살아가지 못한다고 약속했잖아. ...그런데 왜 자꾸.. ...넌 날 밀어내기만 하는 거야. ...난 네가 너무 좋아서, 널 사랑해서. ...널 놓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데. (흐르는 눈물은 멈출 새 없이 더 흘러 이윽고 당신의 손 마저 적십니다. 괴로움에 이미 상처난 입술을 다시금 물고 애써 울음 소리를 참아냅니다. ..제가 무너지면 당신이 더 괴로울 것을 아니까. ...당신이 아픈 건 원하지 않으니까. ...차라리.. ...차라리... ...이 세상엔 당신 같은 이가 더 어울리잖아요. 애초에 난 생을 바라지 않았어. ...그렇기에 당신이 나 대신 살아갔으면 한다는 생각까지 합니다. 아니, 그런 충동이 듭니다. ...애초에 당신이 날 버린 순간부터 우린 남이잖아요. 그렇다면.. ...내 몸에 관한 권한은 내게 있지, 당신에게 없는 거잖아요. ...미련없는 생에, 당신까지 없는 것보단 차라리 이 한 생을 버려 당신에게 쓰이는 게 제 마지막 선물이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도 널 믿고 싶었는데...
바알:당신이 똑똑하지만 모든 인류가, 그리고 어쩌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가 있을텐데 그럼에도 이 병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은 당신이 어떻게 손을 써도 해결할 수 없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딱히 당신에게 제 상황을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제가 수 개월 동안 아프다고 말하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었겠습니까. 제가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받아들였을 것 같습니까. 제가 말을 하지 않아 제가 아팠던 그 날 동안 서로 웃으며 사랑을 속삭일 수 있었던 거 아닙니까. 결혼식을 올려봤자 의미도 없을텐데. ...당신의 인생에 걸림돌이 되는 행동일텐데. (당신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천천히 쓸어줍니다.) ...치료할 능력이 있다면 본인 스스로 부터 치료하시길 바랍니다. (제 앞에서 무너져 가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 누가 사랑하는 이가 무너지는 것을 맨 정신으로 볼 수 있을까요. 천천히 당신을 끌어안고 등을 다독이며 최대한 진정시키려 노력합니다.) 완치하는 방법이야 있긴 했습니다. 당신이 죽는 것. 하지만 전... 그걸 원치 않습니다. 제가 살기 위해 누군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최악이고, 그 상대가 당신이라면 더더욱 싫으니까요. 어차피 바스러질 운명이었는데 당신이 저를 살렸잖아요. 그러니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기도 합니다. 꾸역꾸역 이어간 이 이야기를 끝낼 때가 온겁니다. ...그러니 헤어져요, 당신을 너무 사랑하니까. 이만 돌아가세요, 세크레타.
세크레타:...하지만 그 인류가 다른 것에 손을 대보진 않았겠지. 적어도 아공간에 갔다온 나라면 무언가 할 수 있었겠지. ...그리고 왜... ...너는 네 스스로가 걸림돌이라 생각하는 거야? ....난 네가 있기에 세상을 배웠어. 그리고 널 사랑하기에 끝까지 널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했을테고. ...널 위한 결혼식이기도 하겠지만 날 위한 결혼식이기도 해. 사랑하는 이를 맺어주는 것이 결혼이니까. ...너도 그래서.. ..반지 준비한 거잖아. 그걸 제일 잘 알면서 스스로가 걸림돌이니 뭐니 상처주면 어떡해, 벨. ...애초에 넌 죽고 싶지도 않을 거잖아. ...누구보다도 살길 바랐던 애가 너니까. (당신이 끌어안음에 잠시 멈칫하던 몸은, 보잘 것 없이 메마른 몸은 잠시 가만히 있는가 싶더니. ...이번엔, 이번 만큼은 제가 당신을 밀어내 버립니다. 닿지 못하도록, 당신에게서 더이상 제가 느껴지지 않도록요.) ...세상은 날 필요로 하지 않아. 되려 널 필요로 하지. 난 세상을 보며 삶의 기운을, 생명의 행복을 느끼지 못했어. 모든 세상이 내겐 회색빛, 잿빛이야. 네가 있기에 그것을 느꼈고 네가 없으면 난... 그 무엇도 느끼지 못해. 누군가에게 사랑 받던 것도 너였고, 모든 것이 너야. ...그런데 나와 너 중에서 살아야 한다면 네가 사는 게 맞아. 나 또한 이미 바스러져야 했을 삶이었고, 널 살리고자 하지 않았더라면.. ...너라는 희망이 내게 내려오지 않았다면 난 이미 몇 년 전에 바스러질 삶이었어. ..그리고 우린 헤어졌잖아. 네가 헤어지자 했으니까... ...아직 미련에 못 놓는 나보단 네가 살아가는 게 낫겠지. ...나도 널 너무 사랑해서 못 놓아주거든.끈질기게 괴롭힐 거야. 끈질기게 널 사랑한다 할 거고, 악몽처럼 나타날 거야. ...그러니 차라리 날 미워해. 날 싫어하고 미워하고 증오해 줘. 모든 생명이 네게 다정할 날이 올테니까. ...넌 그만큼 따스하고 다정한 존재니까, 네 사랑을 나한테만 주지 마. ...원래부터 그랬잖아? 세상을 사랑하던 이가 떠나선 안 되는 거라고 난 생각해.
바알:당신이라면 그 제정신이 아닌 공간에 가도록 둘 것 같나요. 제가 감히 인류가 이해해서는 안 되는, 이해할 수도 없는 금단의 지식에 손을 대고 미쳐버린다면... 당신은 그 선택을 그대로 지켜볼 수 있습니까? 나는 그저 당신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 ...그래, 모든 지식을 알고 있는 당신에겐 내가 이해가 안 되겠군요... 언제나 나보다 지식을 더 사랑했던 당신에게 이 사실을 말하면 영영 아공간에 들어가 다신 올 것 같지 않아 두려웠습니다. 연락조차 닿지 않는 곳으로 떠나보내야만 할 것 같았어요. 혼자 괴로워하는 수 개월 보다는 당연히 저 혼자 끙끙 앓고 당신과 사랑을 속삭이는 수 개월이 낫지 않겠나요. 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합니다. 당신이 또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이 보면서 '나는 너를 더 사랑해왔어 벨. 왜 그 사실을 몰라주는거야?' 라고 하면서 또 당신도 모르게 내 심장을 후벼파는 말을 할 것 같아서. 아마 평생 모를겁니다. 당신이 속삭이는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가 당신의 그 말 한마디 한마디를 얼마나 고통스럽게 받아들였는지. 제 품에서 떨어지는 당신을 이젠 빛조차 꺼진 눈으로 담아냅니다.) ...그래, 잘난 당신이 그리 말하니 따라야겠죠... 언제나 당신이 정답이었으니까. (지금까지 당신과 교제하며 쌓아두었던 감정이, 열등감이 그 한마디에 담깁니다.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당신은 듣지 않을텐데... 내가 뭘 하고 있는거지. 그런 생각이 들면 실소를 5초 정도 내뱉습니다.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아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언제나 갑이었던 당신을.) ...당신이 원하는대로 해. 이제 아무 말 하지 않을테니까. ...언제나 그래왔던 것 처럼.
세크레타:(왜 무너지는 것은 당신일까요. ...왜 항상 죄책감을 들게 하는 건 당신일까요. 만약 당신이 말해줬다면 저는 당신의 곁에서 매일 있어주고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아공간에 다녀왔을텐데. ...늘 당신이 눈을 뜰 때 옆에 있어주고, 당신이 눈을 감을 때 옆에서 자장가를 불러줬을텐데. ...당신이 저를 믿지 못하는 걸 압니다. 하지만.. ...정말 그랬을텐데. 그저 무너진 세상에 그 무엇도 못해, 그저 당신을 바라봅니다. ...내가 도대체 어떻게 했어야 그대가 만족했을까요. ...그저 망가진 마음에도, 당신을 사랑한다는 하에 했던 것이 그냥 상처였을까요. 하지만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인데. ...모든 게 싫고 이해가 가지 않아요. ...왜 당신은 날 억지로 살리는 걸까.) ...그럼 넌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 건데. ..내가 살아갔을 때 어떻게 할지는 네가 더 잘 알고 있잖아, 바알. ...그래, 그럼에도 네가 내가 살아가길 바란다면, 네가 원하는 게 있다면 들어줄게. ...헤어지자는 말을 한 것도, 날 혼자 살아가라고 한 것도. ...결국 나를 위해, 사랑해서 했다는 걸 알아. ..그렇기에 차라리 네가 살아가길 바라는 거야. 난... 죽음이 두렵지 않으니까. ...그리고 넌 정말 세상에 사랑을 받을 아이니까. ...나랑 다르게... ... 차라리 숨기지 말고 말해줘, 벨. ....네 말대로 마지막이잖아. 무엇을 원하기에 그리 무너지는지 모르겠어. ...아니, 어느정도는 알지만.. ...그래도 대화는 해보고 싶어. ...대화를 못 했기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된 거니까. ...난 우리의 결말을 맺고 싶은 거지, 나만의 결말을 맺고 싶지 않아. ...아님.. ...그냥 내 존제 자체가 네겐 불행일까. ...널 사랑하면 안 되는 거였을까. ...나란 것이 감히 너라는 별을 탐내서 이리 된 걸까. ...그래, 그냥..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 (그리 체념하듯 중얼거리고 나면 주저 앉은 당신을 마주보며 앉습니다. 끝까지 밀어내려 해도 무너진 이를 두고 가면 어떻게 되는지, 그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알고 있기에. ...저는 그저 당신을 안아줍니다. 왜, 무엇을. ...어떻게 했어야 그대가 안 무너졌던 건가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척 제가 나가고 무너져야 그대가 행복하게 죽을 수 있던 건가요. ...그래, 그냥 제 존재 자체가 망가진 존재입니다. 근처 이들을 망가트리고 버릴 존재. ..아, 어둠이 빛을 삼켜버렸구나.)
바알:(답을 알고 있습니다. 내 바람은 그저... 당신이 저를 잊고 이 세상을 살아가며 사랑을 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지만 당신은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걸 압니다. 내 바람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리고 당신이 제 바람을 이루어주지 못할 것이라는걸 너무나도 잘 알아서 그저 당신의 물음에도 고개를 젓기만 합니다. 닿지 않을 진심이라면 굳이 꺼내고 싶지 않습니다, 굳이 꺼내어 짓밟히고 상처 입어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혼자 아파하면 이 결말이 그나마 아름다워 질 것 같아서... 그저 입 안 살을 깨물어 새어나오려 하는 제 감정과 진심을 되삼킵니다.) 그래, 내가 당신을 대신하여 살아갈게. (당신을 마주 안지도, 밀어내지도 못하고 그저 그 말만 반복합니다. 당신을 위해 살아갈게, 당신의 말을 들을게. ...당신을...) 당신을 놓고 행복하게 살아갈게... (차라리 죽는게 더 나을지도 모를 것 같은 고통이 심장을 찢어놓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잔혹한 현실이지 않나요. 당신이 원하는게 매일매일 지옥에서 버티며 행복을 연기하고 살아가는 것이라면 난 그리 해야하지 않을까요. 아니, ...그렇게 해야만 하잖아요. 난 당신을 위해 나의 신념이자 삶의 이유를 버렸었어. 세상을 위해 살아가자. 라는 사상을. 그리고 난 당신을 위해 일을 정말 많이 내려놓았고. ...얼마 없는 기억, 전부인 것 같았던 내 신념이 사라져 그 빈자리를 당신으로 채웠는데... 이젠 당신 마저 사라진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걸까.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빈 껍데기 아닐까. ...하지만 당신은 그걸 원하니까, 시체와도 다를 것 없는 삶을 살아가길 원하니까. 사형선고보다도 더욱 잔인한 그 통보를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원하는대로 해줘. 그게 행복할 것 같아. ...당신은 언제나 답을 가지고 있잖아. 당신이 언제나 옳았고, 당신이 기준이었잖아. 이제와서 나한테 스스로 일어나라고 해봤자... 난 이제 스스로 설 두 다리도, 내 몸을 기댈 지지대도 없어. 난 당신의 인형이잖아. 이제 스스로 생각 할 자아도 없어. ...더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세크레타:(잠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무너진 당신을, 그 어떤 희망도 갖지 않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내가 바란 당신의 모습은 이게 아니었는데. ...당신을 괴롭게 하기 위해 살아가라 한 게 아닌데. 왜 당신은 저만 바라보는 걸까요. ...어차피 저는 당신이 살아갈 세상에 일부분이었는데. 수명도 긴 당신이 살아갈 세상의 수 많은 인연 중 작디 작은 하나 뿐인데. ..그냥 모든 게 싫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으며 그저 이 시련을 내린 모든 게 원망스럽습니다. 괴로워서 그냥 죽고 싶은데, 그렇게 회피하고 싶은데. ...그려면 당신이 괴로워지잖아요. ...아.. 정말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 ...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살아가길 괴로워 한다면, 그렇게 의지를 갖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제가 대신 그 삶을 받아가는 게 낫겠죠. ..아니 받아간다기도 뭐한, 그저 당신을 보내고 따라 죽을 뿐인 이야기. ..그래요, 그걸 당신이 원하는 거겠죠. ...아님 정말 망가진 채로 꾸역꾸역 살아가는 그 이야기가, 당신이 바라던 거겠죠. 그저 당신을 안고 있던 저는 조심스레 당신의 뺨을 감쌉니다. ...어차피 당신이 그 무엇도 만족하지 못하고 저도 만족하지 못할 거라면... ...) ...차라리.. 같이 죽을까, 바알. ...함께 죽으면 이런 고민 하지 않아도 되잖아. 너도 억지로 살아가지 않아도 되고 나 또한 널 잃은 세상에서 살아가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그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채 여기서 끝내는 거야. 마지막으로 사랑의 맹세를 읊고 서로에게 반지를 끼워주고. 늘 말했던 것처럼, 늘 말해왔던 것처럼. ...우린 서로 없이 못 살잖아. 산다고 해도 남은 자가 텅 빈 껍데기 마냥 살아갈 거잖아. 아무리 살아가라고 위로하고 힘을 줘도... ...우린 지옥이란 게 변함이 없잖아. ...차라리 함께 떨어지자. 손을 잡고 죽음을 두려워할 상대를 위해서 함께 아래로 가자. 아래로, 더 아래로. 그 누구도 우리의 감정을, 사랑이란 것을 방해하지 못하게 떨어져버리자. ...고귀한 채로, 너와 내가 사랑을 이어가고 같이 마칠 수 있게. ...다음 생에서도 이어서 사랑할 수 있게. ...그럼에도 싫다하면... ...그냥 내가 이 지옥에서 네 삶을 이어서 살아갈게. 난 네가 행복하길 바라기에 했던 결정이야. ...네가 빈 껍데기 처럼 살아가길 바라지 않아. 내가 다시 태어날 때까지 살아줘, 같은 말을 어떻게 네게 하겠어. ..어떻게 그러겠어. 네가 살아가는 그동안 얼마나 괴로울지 알고 있는데. ...우린 서로가 서로를 잃어봤는데. ...차라리 그것을 번복할 거면 같아 눈 속에서 사라지자. 너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사랑하는 널 위해서. ..사랑하는 날 위해서... ...이젠 다 지쳤어... ...
세크레타:...사랑해, 언제나.
바알:(당신이 제 뺨을 손으로 감싸고 하는 말을 듣자마자 그래, 같이 죽자. 라는 말을 내뱉습니다. 정말 명령어를 그대로 다시 내뱉듯이. 당신이 내린 답이라면 정답이겠지. 이미 망가지고, 다시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형태가 무너졌지만 이것 또한 우리가 정의 내린 사랑의 한 형태일테니까. 천천히 일어나 책상 쪽으로 향하더니 서랍에서 원래 당신에게 주려고 한 반지와 제가 먹으려 했던 수면제를 꺼냅니다. 당신에게 자주 타주었던 차와, 제가 먹을 핫초코를 타 치사량의 수면제를 넣고 약이 뜨거운 온도의 액체에 못이겨 흐물해지고, 하나가 되는 것을 바라봅니다. 우리의 사랑과 다를 게 없네, 그런 짧은 감상이 떠오릅니다. 서로가 독이 되는 관계, 너무나도 사랑해서 서로를 망쳐버린 관계. 사랑으로 인해 무너진 두 사람. 우린 이 문장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왼손을 잡고 천천히 약지에 반지를 끼운 후 그 반지 위로 입을 맞춥니다.) 앞으로 같이 손을 잡고 고난과 역경을 버텨내요, 비록 내가 모자란 사람이지만... 당신에게 제 모든 것을 바칠테니 나와 함께 해주세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일정한 톤으로 무덤덤하게 내뱉는 준비한 프로포즈. 죽음 아래에서 맹세하는 영원은 정말 모순적이구나. 한순간일 이 영원을 고백하고 나면 당신에게 차를 내밉니다.) 마실지 안 마실지는 당신에게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세크레타:(가만히 녹아가는 수면제를 바라봅니다. 이윽고 껴진 반지에, 이어지는 무덤덤한 멘트. 죽음의 앞에서 변하지 않을 사랑까지 맹세하는 두 연인까지. ...정말 모든 게 최악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앞에 있기에, 서로가 서로를 너무 사랑하기에. 놓을 수 없는 늪과 같은 관계. ...한번 빠지면 우린 절대로 못 나올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사랑했고, 결국 이런 새드엔딩을 맞게 되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지만, 그 이유는.. ...분명 제 죽음 탓이 아닌 당신의 죽음 때문에 올라오는 슬픔 때문이겠지요. ...참.. 저도 이렇게 인간이 아닌 걸 느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치만, 그럼에도. ...제가 사람답게 있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당신 하나 뿐이라, 그걸 지금도 느끼게 해줘서 복잡한 심경입니다. 조심스레 차를 마시고 나면 그저 당신을 바라봅니다. 어느 새 삼삼이를 시켜 가져온 목도리를 조심히 당신의 목에 둘러주고, 주인을 찾은 것마냥 어울리는 목도리를 보며 함께 바닥에 눕도록 합니다. 대신 당신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할 당신이 제 품에 기대어 눕게 해줍니다. ...당신은 나를 원망하려나요. ..그래도, 그래도. ...저는... 당신을 사랑하는 걸 멈출 수 없어요. 그렇기에 작게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가는 길에는 내 노래만 들리기를, 나만 있기를. ...당신에겐 나만이, 내겐 당신만이 있기를..) ...언제나, 어느 생에서나, 어느 장소에서나... ...난 너를 사랑하고 찾아낼 거야. ...널 사랑하니까, 너만이 내 세상이니까. ...다시 만나면.. ...너도 날 사랑해줄까, 벨? ...지금 내가 괴물같이 느껴질까, 그게 두려워. ...그냥.. ...일어났을 때 네가 날 버리지 않고 맞이하러 와줬으면 해.
세크레타:좋은 꿈 꿔.
바알:(당신이 속삭이는 사랑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기쁘지 않고, 애써 참아왔던 눈물만이 소리 없이 흘러 제 뺨을 적실 뿐입니다.) ...난 어쩌면...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길 빌었을지도 몰라. (당신이 내뱉는 사랑은 나에게 독이었으니까. 그 뒷말을 삼키고 조심스럽게 당신의 손을 맞잡습니다. 난... 아파하는 나를 보며 당신이 동정은 하지만 사랑하지 않았으면 했어. 떠나라는 말에 사랑했다는 그 한마디를 내뱉고 정말 영영 돌아오지 않았으면 했어. 내가 잡을 수 없는 곳까지 멀어져 밝은 미래를 향해 당당하게 걸어가는 당신을 보고싶었어. 한 번쯤 나를 돌아보며 예쁘게 미소를 짓고 '난 지금 행복해. 너도 행복하길 바라.' 라고 나를 안심시켜주었으면 했어. ...난 신을 믿지 않았지만 지금 떠올려 보면 당신을 신과 비슷하게 생각했고, 그러길 바라왔던 것 같아. ...당신은 그저 평범한 인간이었는데. 그 사실을 외면했기에 오만한 이에게 이런 벌이 내려진걸까.) ...당신도 좋은 꿈 꿔. 나중에 보자.




기준치: | 99/49/19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곰곰...)

기준치: | 80/40/16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추워서 눈이 잘 안 떠져...)

기준치: | 50/25/10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0/20/8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우리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까.

...정신 차려.




지인: 세크레타~ 그동안 잘 지냈어?

지인: 으응? 오늘 기분이 안 좋아보였다고? 이상하네... 뭐 별 이야기는 못 들었던 것 같은데.
아, 맞다! 바알이 반지 사는 것 좀 도와줄 수 있냐고 그러던데.
누구한테 선물해줄 거라고 그래서 몇 개 추천해줬어! 받는 사람이 좋아했을지는 잘 모르겠네~ 나름 성의껏 골랐는데.

지인: 응? 평소처럼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별다를 건 없었어. 반지는 좀... 으음, 얼마 안 됐던 것 같은데. ...그나저나 무슨 일 있어? 목소리도 별로 안 좋고~ 바알이 걱정된다니... 왜그래?

지인: 그렇구나...~ 그나저나 바알이 그렇게 화낼줄도 알아? 신기하네... 그런 성격 아니잖아. ...으음, 뭐...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요새 좀 이상하긴 했던 것 같아. 네 말대로 예민하고, 이상한 짓을 한다고 해야하나. 뭐만 하면 툭툭 짜증내기도 했던 것 같고? 아, 컨디션도 좀 안 좋아보였어. ...뭐 둘이 싸웠었어?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 그랬던건가...~

지인: 오늘 말고 그 전에는 안 싸웠다는거지? 진짜 이상하네. ...더 아는건 없는데. 잘 모르겠네. ...그러면 일단 끊을게! 둘이 화해 잘 하고.


기준치: | 80/40/16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자: 지난 밤, 자신의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스물 아홉의 김 모 씨가 구속되었습니다. 김 씨의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찰 측에서는 범행 당시 그가 불안정한 상태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신의 연인을 살해하는 범죄가 늘고 있어 당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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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50/25/10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분 안 좋아..


기준치: | 80/40/16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벨..?

기준치: | 50/25/10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아..



기준치: | 70/35/14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9/24/9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전부 허상이잖아.)


렛, 당신을 계속...

...사랑해.


기준치: | 70/35/14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9/24/9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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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48/24/9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7/23/9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이게 왜 여기에..

...이런 걸 왜.. ...진짜 갈수록.. ...더 이해가 안 가는데. ...네가 무슨 생각인지, 무얼 위해서 이런건지... ...바알, ...벨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정말 네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잠시 식칼을 바라보던 저는그대로 챙기긴 해봅니다. ...애초에 이런 걸 여기에 두다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지 모르는 걸요. 마음같아선 수면제도 치우고 싶지만.. ...혹시라도 당신에게 필요한 것일까 섣불리 치우진 못한 채, 구석으로 밀어넣습니다. 그 전에 제 목도리에 돌돌 감싸서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기도 하네요.) ...다음은 태블릿이었던가..


기준치: | 47/23/9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에게는 찬란한 미래가, 지켜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이 세상은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
모두를, 저를 위해 살아가주세요.

그러니 밝은 빛 아래에서 조금 더 세상을 사랑하고 진실된 사랑을 하고 와.
어둠에서 빛나지 마. 넌 세상의 여명인 걸, 바알.
네 서리는 내가 먹고 녹아들게. 널 사랑하는 내가, 네게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니까.
사랑하기에 하는 이별 시간이야.

...어차피 내가 뭐라고 해도 당신은 안 들어줄 거잖아.
그러니, 당신이 원하는 결말을 내자.

...말해줘, 네가 말해야 내가 듣지. 그렇게 삼켜버리면 난 모른다고, 벨.
내가 무엇을 하길 바라는 거야...?

...반대로 물을게요. 이제 난 어떻게 하면 될까요.
당신이 나를 위해 죽은 뒤 난 어떻게 해야하지? 당신의 시체는 어떻게 할까요. 당신의 가족들에게 어떻게 할까요. 집은 어떻게 할까요. 그대로 냅둘까요,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까요 아니면 원래 제 집처럼 꾸밀까요. 그냥 이 성당에서 살까요?
일은 어떻게 할까요. 다시 신도들과 교류해도 됩니까? 신도는 더 늘릴까요 줄일까요 유지할까요. 앞으로 어떻게 연기할까요. 몇 년을 이렇게 유지하죠? 하지면 차라리 다른 일을 할까요.
인간 관계는 어떻게 할까요.
...대답해주세요. 당신이 말하는대로, 열심히 살아갈게요.

네가 그럼에도 인형으로 살아가겠다 하면, 그 삶을 내가 살테니까.
...난 널 인형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까.... ...내가 사랑하는 연인인 걸.
...그러니까 다 포기하든지, 아님.. ...그냥 내가 마지막 네 곁을 지키는 것 쯤은 허락해줘.
네 마지막에 네게 프로포즈 하여 반지 끼우는 것 쯤은 하게 해줘.
내가 지옥에서 널 먹고 살아갈게.


...한가지 부탁이 있다면... 자장가가 듣고싶네요. (죽음은 미친듯이 두렵지만, 지금 이 고통을 얼른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제 감각을 무디게 만듭니다. 이런식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는데. 당신과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노을을 바라보다가 온 세상이 붉게 물들면 그 때 고백을 하고 당신과 부둥켜 안으며 한참을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싶었는데. 앞으로 질릴 때까지 서로를 보고 만지고 느끼며 미래를 계획하고 싶었는데. 영원과도 가까운 시간을 당신과 보내면서 밝게 웃고 내가 느껴보지 못했던 가정을 꾸려 소원을 이루고 싶었는데...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 전부 당신을 통해 적은 소원이 아니라서 이런 끔찍한 결말을 맺게 된걸까. ...처음부터 나에게 자아가 없었다면 당신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이제 와서 후회 해봤자 달라지는건 없겠지만. 그런 수 많은 생각들을 핫초코와 함께 흘려보냅니다. 달달한 초콜릿의 맛은 이제 없지만, 그럼에도 만족스럽다는 듯한 미소를 지어 연기합니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잠시 뜸을 들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그 무엇보다도 바란 것이 있다면. 억눌러왔던 진심이 있다면 이것이겠죠. 점점 몰려올 졸음 속에서도 당신과의 손을 맞잡습니다. 꺼져가는 우리와 달리 찬란한 사랑으로 빛나는 반지가 끼워진 손으로 그간 고생해왔을 당신의 손을 맞잡고 꺼져가는 온기를 나눕니다. ...그 누구라도 먼저 잠들지 않게. ...같이 잠들 수 있게. ...이왕이면 그대가, 당신이 저보다 먼저 잠들게요.) ...그래도.. ..있지... ...나, 그래도... 벨이랑 오래 오래 살고 싶었어. 죽기 싫었어. 벨이랑 함께라면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함께 살고 싶었어. 그게 유일한 소망이었으니까. ...그런 김에.. ...만약 내가 벨한테 상처준 게 있다면.. ..미안해, 그리고 널 너무 사랑해서 미안해. ..하지만 난 널 사랑하는 법 밖에 몰라.그러니까 버리지만 말아줘. ..그러니까... ....바알..
...아니, 바알 에반스.
...사랑해, 바알 에반스.
네게 프로포즈 받으면 그렇게 부르고 싶었어.
...잘 자, 사랑해. 바알, 벨. ...베리야, 바알 에반스......

